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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깨고 주식시장으로…수십억 분양가 앞에 포기한 2030

올해 20·30대 75만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청약에 당첨돼도 10억 원 안팎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청년층은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이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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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깨고 주식시장으로…수십억 분양가 앞에 포기한 2030

꿈의 자산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이 한국 청년층의 손을 떠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0대 및 30대가 새로 개설한 청약통장 계좌 수는 67만 건인 반면, 같은 기간 해지 건수는 75만 건으로 개설보다 8만 건 더 많았다.

현실은 냉혹하다: 당첨 후 10억 원

문제는 당첨이 끝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올해 8월 기준 서울에서 분양된 전용 59㎡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5억9343만원이었다. 하지만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을 최대로 받아도 약 10억원을 자기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잔금을 칠 수 없는 구조다.

청약 1순위를 확보해도 "돈이 없는데 무슨소용"이라는 한숨이 나오는 현실. 청년층 사이에서는 청약통장 대신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쏠린다

대안 찾기에 나선 청년층의 선택은 명확하다. 2030세대의 연간 거래대금 규모는 2023년 1043조원에서 2025년 1318조원으로 약 26.3% 급증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1710조원이 거래돼 지난해 거래대금 규모를 경신했다.

분양가 폭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무너지자, 내 집 꿈을 포기하는 20·30대들은 주식 투자로 자산 형성을 노리고 있다.

4년 연속 청약통장 순감의 의미

올해도 7월까지 해지가 가입보다 많은 만큼 4년 연속 순감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30대 신규 가입은 25만6000좌였지만 해지는 36만1000좌로 10만5000좌 더 많았으며, 2023년 이후 해지가 가입을 앞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30대는 주택 구매 수요가 가장 높은 연령대다. 이들마저 포기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겁다. 이른바 '청포족'이 늘고 있으며, 청약 가점을 쌓기 위해 장기간 무주택 상태를 유지하고 청약통장에 자금을 넣어두더라도 막상 당첨됐을 때 분양대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공백

정부의 노력도 부족해 보인다. 높은 분양가와 강화된 대출 규제 사이에서 청년층은 선택지를 잃어버렸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몰린 청약경쟁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청약통장은 더 이상 내 집 마련의 길잡이가 아니라 시간 낭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가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순간,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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