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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전국 50곳, 투표 중단까지…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전국 50곳이 영향을 받았고, 22곳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선관위는 예산 부족이 아닌 배분 미흡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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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0곳 투표소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신음했다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지난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엔 서울 일부 지역의 문제로 알려졌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실은 훨씬 광범위했다는 게 드러났거든요.

처음 예상과는 달리, 전국적 규모의 사태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일에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로 송부한 투표소 개수는 전국 1만4288개 투표소 중 67개소로 파악된다고 5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숫자가 따라옵니다. 실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현재까지 송파구 14개를 포함해 50개소로 파악됐다는 것입니다. 서울 일부 투표소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전국적으로 50곳이나 실제 부족 사태를 겪었다는 뜻이죠.

투표용지 부족의 실태

  • 추가 송부된 투표소: 67곳
  • 실제 부족 발생: 50곳
  • 투표 일시 중단: 22곳
  • 추가 송부되었으나 미사용: 17곳

지역별로는 서울 35개 투표소, 부산 8개, 대구 7개, 인천 6개, 울산 3개, 경남 8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추가 송부한 것으로 파악했고 서울 송파구가 15개로 가장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 중 22곳에서는 투표가 멈췄다

여기서 가장 심각한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잠시라도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한 투표소는 총 22개로 파악됐다는 것입니다. 유권자들이 투표하겠다고 투표소에 갔는데 투표용지가 없어서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 22곳에서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 아닐까요? 그런데 그 권리를 행사하려던 유권자들이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니,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선관위는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 예산 부족이 아니었다는 게 흥미로워요.

선관위는 투표용지 예산은 총 유권자의 110%를 요구했고, 가져갔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요?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를 100% 인쇄하지 않고 선거인 수의 50%를 기준으로 감축 인쇄한 배경에 대해 "최근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사전투표율이 증가함에 따라 사전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투표용지가 과다하게 남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고, "회수·보관·폐기 과정을 고려할 때 선거일 투표소에서 사용하는 투표용지를 감축해 인쇄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간단히 말해서, 남은 투표용지를 처리하는 게 번거러우니까 처음부터 덜 인쇄했다는 겁니다. 논리적으로 들리지 않나요? 사전투표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 선거일 당일에는 더 적게 인쇄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거죠.

투표용지 인쇄 기준

  •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 선거인 수의 60%
  • 지방선거: 선거인 수의 50% (하한)

이제 와서 관리 미흡을 인정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시 일부 지역의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라고 운을 뗐고, "투표 참여로 보여주신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손상시켰다"며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여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관내 투표소별 선거인 수와 사전투표 결과, 선거일 투표 진행 상황을 감안하지 못해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발생했다"며 "투표용지 인쇄 매수 산정 기준과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결국 선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6월 5일 오후 4시에 경기도 과천 선관위에서 서울지역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관련한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한다고 밝혔고, 이후 해당 브리핑에서 자진사퇴를 발표했다고 전해집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일부 투표소의 경우 번호표를 받은 유권자 한정으로 투표 기간이 연장되었고, 이후에도 투표함 반출을 둘러싸고 시민과 경찰 간의 대치가 이어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행정 미흡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까지 흔들었다는 거죠.

이제 투표 참여율이 역대급 수준이었던 만큼, 더 많은 유권자들이 그들의 선택을 담아낼 수 있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선관위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불편을 겪었다면, 그리고 투표를 못 했다면 더욱 그 불편함과 화를 기억하고 계속 감시해야 할 듯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참정권 행사니까요.

글을 마치며, 이런 사태가 이제는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완성되는 것이거든요.

기자 : 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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