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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최고가격제 첫날, 서울 휘발유·경유 '2천원 시대' 진입

10일부터 시행된 3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2차와 동일하게 동결되면서도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은 2천원을 돌파했다. 중동 정세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변동성으로 인한 고유가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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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동결' 선택, 그래도 올라가는 기름값

10일 0시부터 시행된 3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결국 '동결' 카드를 꺼냈다. 최고가격은 2차 지정 때와 동일하게 휘발유는 ℓ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이 적용된다. 국제유가 변동성과 민생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의 선의와는 다르게 움직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ℓ당 2022.9원, 경유는 13.1원 오른 2007.8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3년 8개월 만이다. 최고가격제 동결 첫날, 서울은 이미 '2천원 시대'에 진입했다.

중동 휴전의 명과 암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현지시간)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역설적이게도 휴전 소식은 일시적으로 유가를 낮췄지만, 이는 오히려 정책 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필자가 보기에 정부의 3차 동결 결정은 현명했다. 국제 등유와 경유 가격은 상승했고, 특히 경유는 15% 이상 크게 올랐지만, 경유의 경우에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크게 국제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경제정책이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생활을 지키는 것임을 보여주는 선택이었다.

여전한 상승 압력, 근본적 해결책은?

하지만 동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MOPS가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에 유류세, 관세, 수입 부과금, 판매국 부과금, 유통비, 주유소 마진 등을 합해야 최종 가격이 나오는데 여전히 최고가격보다 높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정한 최고가격도 실제 국제 원가보다 낮아서 정유사들은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장기적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원유 가격은 다소 안정됐지만 경유 가격 상승과 최고가격 산정에 연동된 석유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입선 다변화와 유류세 추가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악순환의 구조: 시차의 문제

또 다른 문제는 가격 반영의 시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고 중동 원유 시설 정상화에도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국제 유가가 하락해도 단기간에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것이 고유가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국제유가가 내려가도 국내 주유소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은 단순히 '정유사의 탐욕'이 아니라 이미 비싼 원가로 들여온 원유가 2주 뒤에야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시장의 시차를 좁힐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정부의 추경과 단속, 충분할까?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6개월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목적 예비비로 4조2천억원을 잡았다. 또한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사재기·가짜 석유 등 85건의 주유소 불법 행위를 적발해 행정 조치했다.

이제 '2천원 시대'는 더 이상 먼 일이 아니다. 필자가 느끼기에 이는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서민들의 출퇴근 비용부터 생필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위기를 의미한다. 정부의 노력이 의미 있으려면, 최고가격제라는 임시방편을 넘어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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